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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기 전, 침을 흘리며 잠에 빠진 태균이>
아침 7시 40분
조그맣고, 삐쩍 마르고, 시커멓게 탄 꼬마가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차를 하기도 전에 녀석을 발견했다.
녀석은 커다란 카트 뒤를 따라 나오고 있었다.
영락없는 베트남 꼬마다.
나는 너무도 반가운데 실망스럽게도 녀석은 별 반가운 기색이 없이 조용하다.
그리고 묻은 말에만 대답한다.
베트남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건지?
그곳에서의 모든 것이 한 순간의 꿈처럼 생각되는 건지?
녀석은 피곤함에 틈만 나면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20일 동안 녀석이 우리에게 준 것---------------------
1. 자유.(얼마나 바랐던 것인지….)
- TV를 거실에 꺼내 소파에 편히 누워 TV를 봤다. 물론 녀석의 귀국과 함께 TV는 거실에서 사라졌다.
- 밥을 먹으면서도 영화를 감상했다. 은진이가 좋아하는 로맨틱한 영화 몇 편을….
2. 허전함과 멍~함.(예상했던 것….)
- 퇴근 무렵과 주말이면 그렇게 귀찮게 하던 녀석이 없으니 많이 허전했고, 뜻하지 않은 멍~한 순간이 불쑥불쑥 찾아왔다.
3. 구속(은진이로 부터의….)
- 아무도 없는 집이 무섭다.
- 혼자 밥 먹기 싫다.
이렇듯 녀석이 없으니 또 다른 곳으로 부터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가 있었다.
변변한 술자리 한번 마련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년만에 처음 가진 순간들에 우리는 즐거웠다.
우리 둘은 밥을 먹으면서,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면서
매 순간마다 녀석을 이야기하며 그리워 했고,
녀석이 불쑥 던져주고 간 자유를 너무 방만하게 흘려 보냈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석이 돌아왔다.
2010. 8. 21. 토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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