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놀이방 보내기

제목: 2월의 에버랜드

사진가: * http://hi2003.com

등록일: 2006-04-14 21:14
조회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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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균아~, 오늘 엄마아빠 회사 안가니까
특별하게
에버랜드 가자."

태균이는 왠일로 에버랜드에 가지 말자고 한다.
그리고는 에버랜드에 안가면 엄마아빠가 회사에 갈까봐 걱정하며 하는 말

"오늘
특별하게
에버랜드 안가면 엄마아빠 회사 가?"

태균이가 틈만나면 가자고 하는 에버랜드.
오랜만에 포근한 날씨였는데
날씨가 추울 걸로 예상했는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오랜만에 리프트를 타고 동물들을 보러 간다.
언제나 우리는 동물들을 먼저 구경한다.
리프트를 타는 동안 태균이가 꽤 즐거워 했는데 사진 속의 태균이는 무슨 생각을 걸까?

매번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애완견들.
저렇게 좋아하는 걸....
여건만 된다면 태균이를 위해서 강아지를 길러보고 싶다.

잘 구경하던 태균이가 토라져서 말했다
"아빠! 사진 찍지 마세요!"

태균이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간 사막의 여우.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 여우이다.
귀엽게 생긴 것과는 달리 살아있는 귀뚜라미를 먹는 모습에....

염소똥인지 양똥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태균이가 집어들고는 엄마에게 보여준다.
은진이는 기겁을 하고 내뺀다.

에버랜드에 갈때마다 항상 찾는 식당.
처음 먹어 본 어린이 세트매뉴.
고기가 별로 맛이 없어 다음부터는 먹지말자고 다짐했다.
이때는 쿠폰에 도장받는 걸 몰랐다.
처음부터 이 식당에서 쿠폰에 도장을 찍었다면 두어장은 훌쩍 넘어섰을 것이다.

태균이가 너무도 타보고 싶어했었지만 그동안 구경만 하던 기차.
지금까지는 기차를 타려고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는 포기했었는데
이날은 한가로이 두번이나 탈 수 있었다.

사람도 없고 태균이가 더 타고 싶다기에 한번 더 타겠다고 했더니

안내원: "안됩니다. 내려서 다시 타세요!"

우리: "사람도 별로 없는데...."

안내원: (짜증나는 표정으로)그럼 내려서 맨뒤로 가세요!

맨 뒷자리가 오히려 더 좋았다.
3월에 다시 찾아갔을 때도 이날과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때도 그 남자 안내원이 같은 표정으로 내리라고 했다.

아직까지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태균이는 무엇을 보고 손을 흔드는 거지?

사람이 없어 그동안 엄두도 못내던 것들을 다 타봤다.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곳에서 태균이는
이전에 찾았을 때와 동일하게 진행요원에게 밀려난다.

퍼레이드가 진행 중인 와중에
길 건너편에서 구경하던 태균이가 눈 깜짝할 사이 내 앞으로 다가와서 깜짝 놀랐다.

퍼레이드 중에 흘러나오는 노래는 '창 밖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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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을 보라~ 창 밖을 보라~ 흰눈이 내린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맑고 흰눈이 새봄빛 속에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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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균이가 뜬금없이 물었다.

태균: 아빠! 사라지기 전에 어떻하라고?

은진과 나: (순간 당황해서)????

은진과 나: 응~ 마음껏 즐기라고~

태균이는 노래가사를 또렷이 듣고 있었던 것이다.

난생 처음 떡메를 쳐보는 태균이....

최고로 즐거워 할 줄 알았던 눈썰매.
태균이의 반응이 시큰둥해서 서너번 타다 말았다.

이솝빌리지.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늑대가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태균이는 늑대 앞에 서서 한참동안 '번개 파워'라고 외쳐 댔다.
'번개파워'는 번개맨이 악당들에게 날리는 강력한 무기이다.
번개맨의 '번개파워'에 많은 악당들이 무너진다.
태균이는 아직까지도 번개파워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나쁜 악당을 물리칠 수 있다는....

태균이가 책과 테잎을 통해 익히 알고 있어 너무 좋아하는 시골쥐와 도시쥐.

벌써 두달이 지난 사진들이다.
밥 먹듯이 에버랜드에 가자고 조르는 태균이.
태균이는 월요일마다 놀이방 선생님에게 에버랜드 자랑을 하는 모양이다.
선생님이 보내온 교환노트에는 태균이의 에버랜드와 E마트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있다.
그리고 태균이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걱정되지 않는다.
태균이의 바람만큼 우리가 에버랜드를 찾아주면 되니까....
에버랜드 만큼 태균이가 즐거워하고 우리를 편하게 해주는 곳이 없다.

2006년 2월 11일. 포근했던 토요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