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자라는 숲

제목: 여.름.휴.가.

사진가: * http://hi2003.com

등록일: 2005-07-30 05:24
조회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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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차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기차를 너무 좋아하는 태균이 때문이다.
기차를 타면 쉴새 없이구석구석을 헤집고 돌아다닌다.
작년 추석을 쇠고 상경할때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두고 간다고 한참을 울었다.

이른 휴가이고 평일이다 보니 빈자리가 많았지만 우리가 바라던 동반석은 없었다.
하지만 태균이가 서너칸을 넘나드는 바람에 비어있는 동반석을 발견했다.
KTX가 생기기 전에는 비행기만 타고 다니던 부산이다.
태균이가 너무 오랜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 갑갑해하기 때문이었다.
어림짐작으로 태균이가 8번 정도는 비행기를 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비행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태균이가 미치게 좋아하는 기차를 타고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조카들이 태균이를 알아서 챙겨주는 덕분에
은진이와 나는 태균이의 성가심으로 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그 편안함이란.....
한마디로 시한폭탄 같은 자유....

바지가 다 젖도록 놀더니 이제는 남들 처럼 튜브를 타보고 싶은 모양이다.
한참을 어슬렁거리며 만지작 거렸다. 바닷물만 깨끗했다면 튜브를 빌려서 놀았을 텐데....

어느 맘씨 착한 청년이 바다를 한동안 뒤지더니
커다란 게까지 여러마리를 잡아서 병에 담아왔다.

원섭이가 졸졸졸 따라 다니며
"뭐 잡았어요?" "저도 잡아 주세요" 라며
성가시게 군 덕이다.

밀려오는 파도 피하는 재미에 빠졌다

다 큰놈이 엄살은....
튜브가 너무 작다.

태균이의 해맑은 표정.
태균이의 저런 모습은
때묻은 눈과 매정해진 가슴속을 어루만지듯 아름다운 것으로 정화시켜 준다.

정말... 참 정말... 태균이의 모든 것이 좋다.
태균이가 저렇게 즐거워하니 지켜보는 우리까지도 행복하다.

살아있는 불가사리를 발견했다.
꿈틀거리는 불가사리를 발견한 순간
게와 소라에게 쏠렸던 관심을 언제 그랬냐듯 털어버렸다.
아이들은 미치도록 좋아하며 불가사리를 가져가자고 야단법석이었다.
태균이는 겨우 달랬지만 원섭이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토라지고 말았다.

원섭이와 태균이는 게와 소라를 다버린 빈통을 들고 불가사리를 넣어 달라고 했다.

기어이 불가사리 몸에 실례를 범한 태균이

그리고는 불가사리의 몸을 씻어주고 있다.

신기해서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그 손을 입에 넣었다.
무슨 맛인지 알아보고 싶었나?

처음 있던 자리로 돌려보내자
'이제 엄마한테 보내주는 거야?'하고 묻는다.

점심은 냉면을 먹고 싶었지만
승현이의 너무도 강력한 주장(울었다)에 밀려 자장면을 먹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너무 맛있는 집이었다.
그때문인지 오전내내 소란을 떨며 신나게 놀아서인지 모르지만
태균이는 마지막까지 싹싹 털어서 먹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칼국수도 그만큼 먹은적은 없었을 것이다.

2005.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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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동상
사진기사가 좋아서 그런지 넘 잘 나왔네..
게와 불가사리 보고 만지고 했던건 아이들한테 넘 좋은 경험이었죠.
이직도 가까운곳에서 그런것을 볼수있다니..

2005-07-30
13:19:46
[삭제]

최영수
너무 재밌게 잘보고 간다~

2005-07-31
13:05:05
[삭제]

김은희
시댁이 부산이란 공통점으로 여기 있는 사진들이 모두 생생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은 바다를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바다와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부산토배기아이들과는 좀 다른면이 있더라. 부산애들은 정말 바다를 친구처럼 생각하는것같지? 태균이도 사촌이랑 정말 즐거웠겠네. 역시 애들끼리 너무 재밌어하나봐. 난 낼 언니네 애들이랑 계곡가면 이런 분위기 나오겠지? 신랑이 너무 편집을 잘 하시네.

2005-08-05
22:28: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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