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 토마토가 익어가던 작년 7월 5일.
삼각대도 없을 때인데 흔들림없이 잘 찍었다.
촬영시간이 밤 9시 50분이군. |
작년 7월 25일, 밤 10시 50분.
포도껍질도 좋아한다고 해서 상추와 함께 줘봤다.
그러나 오직 상추. |
태균이는 그시각까지 안자고 뭐했을까?
지금은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꿈나라로 간다. |
작년 7월 26일, 밤 9시 25분.
밤마다 이렇게 달팽이 사진을 찍었던 걸 보면
외톨이인 달팽이가 무지 안스러웠던 것 같다.
여름이라 더위를 피하라고 나름대로 덮어준 것들. |
작년 8월 4일, 밤 9시 50분.
오이나 호박을 얇게 썰어 줘 봐도 여전히 상추만 좋아한다. |
잠자는 태균.
그래도 이때는 자동차 침대에서 잤구나.
지금은 장난감이나 다름없다. |
작년 8월 11일, 0시 20분.
뭐하다 이시간에 달팽이를 찍었을까?
화분을 기어오르는 달팽이.
너무 쓸쓸해 보인다.
그리고 며칠 후 달팽이는 사라진다. |
다음날.
태균이 데리고 찾아간 코엑스.
뽀로로 축제.
한참 뽀로로를 좋아하던 시절이다. 지금도 변함이없지만....
|
2007년 6월 7일.
달팽이가 사라진지 10개월이 지난 오늘.
퇴근시각 무렵 은진이의 전화.
"엄마가 달팽이를 찾았데!"
야근해야 되는데 퇴근했다. |
장모님이
베란다 한구석 짐 쌓아 놓은데서 발견했다.
죽었으면 말라서 가벼웠을덴테
제법 무거워 혹시나 하고 물에 넣어두셨단다.
그랬더니 얼마 후
머리가 쑥 나와있어 깜짝 놀라셨다고.... |
그동안 뭘 먹고 살았는지 모르지만
제대로 먹지 못해서인지 그다지 크지 못했다.
상추 두 잎을 쓱싹 먹어 치웠단다. |
장모님이 달팽이 똥을 화분에 뿌려놓으셨다.
베란다 청소할때 가끔씩 보았던 것인데
너무 무심했구나.... |
달팽이가 우리곁에서 사라진지 10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렇게 꿈처럼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기적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동안 뭘 먹고 살았을까?
한참 무더울 때 숨어서 매서운 겨울을 잘도 버텨냈구나.
"이녀석아! 내가 너 얼어죽을까봐 온 집안을 다 뒤졌다!"
사라지기 전,
신기하게도 같은 장소로 꼭 찾아와 밥을 먹고 갔었는데
깜빡하고 며칠 상추를 주지 못했었다.
마트에서 상추를 보고 달팽이 생각이 나서 상추를 사가지고
늘 놓아두던 장소에 상추를 놓아두었지만
더 이상 달팽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 아프게시리....
은진이는 느닷없이 걸려온 태균이 전화에 놀랐다고 한다.
핸드폰을 통해 듣는 달팽이 이야기를
어항 속에 있는 달팽이 이야긴 줄 알았다고 한다.
(우리집 어항에도 물달팽이가 한마리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