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자라는 숲

제목: 크리스마스에 썰매타기

사진가: * http://hi2003.com

등록일: 2005-12-28 22:40
조회수: 502

05_12_24_25_01.jpg (434.0 KB)
05_12_24_25_02.jpg (301.4 KB)

More files(27)...

녹색정원에서 점심을 먹고 오다가 썰매를 빌려서 탔다.
평상시에는 낚시꾼으로 붐비는 저수지.

태균이가 혼자 썰매를 타기에는 아직 무리이다.

가만 생각하니 송곳을 괜히 쥐어 주었네.
날이 추워 손도 시려웠을텐데....

태균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지
썰매를 더 타겠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일행이 있어 어쩔 수 없었다.

다음날 다시 썰매를 타러갔다.
전날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억지로 데리고 온게 미안해서.
(눈이 와서 눈이 두껍게 쌓였다. 그래서인지 태균이는 더 좋아했다.)

그러나 어제 그렇게 좋아하던 썰매에는 관심이 없고
눈싸움에만 집중하고 있다.
썰매도 두개나 빌렸는데....
오히려 은진이가 신났다.

처음에는 은진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더니
나중에는 목표를 나로 바꿨다.
태균이의 기분도 맞춰줄겸 몇대 맞아주었다.
눈을 맞으며 과장되게 아파하면 더 좋아한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전날보다 더 추웠다.
태균이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눈 덮힌 얼음 위를 바쁘게 뛰어 다녔다.
시간이 지나자 태균이가 콧물을 흘리기 시작하고,
바람도 심해 결국 얼마 놀지도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베란다에다 식탁(태균이 책상)을 차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 쌀쌀한 베란다로 온 가족이 나왔나 모르겠다.
고기만 구워서 안으로 넣어줄걸.

아직도 우리집 베란다에는 상추와 토마토 나무가 건재하다.
토마토는 따뜻한 봄이 오면 열매를 맺을 것이다. 지난번에도 그랬으니...
올겨울도 무사히 버티어 주었으면....

차라리 가스렌지에서 구워 먹겠다는걸 기다리라고 했더니
은진이는 결국 고기도 몇점 먹지 못하고 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말았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태균이가 먼저 춥다고 들어가자고 했다.
은진이와 태균이는 거실로 들어가고 나는 끝까지 고기를 다 구워서 먹었다.
고기가 다 익었을 때는 이미 은진이와 태균이는 밥으로 허기를 달랜 상황이었으므로 나혼자...
그리고 고기를 굽고 남은 숯불에 밤과 고구마를 얹혀놓고서야 거실로 들어갔다.
추운 베란다에서 고생해서 그런지 평상시에는 별로 따뜻하지도 않던 실내가 너무도 따뜻했다.

그 와중의 은진이와의 대화 중 한토막.
환선: 은진. 추운 베란다에서 고생시켜 미안해.
은진: 알았으면 다음부터 그러지마.

2005. 12. 24~25. 크리스마스에....